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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전 세계가 주목한 K-시네마의 선구자 1. 올드보이로 폭발한 신드롬, 한국영화 위상을 높이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 (2003)를 통해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잔혹하고도 파격적인 복수 서사 뒤편에 숨은 인간 내면의 어두운 욕망과 죄책감을 정교하게 포착해낸 점으로 찬사를 받았습니다. 특히 롱테이크로 진행된 복도 액션씬과 충격적인 반전을 담은 결말은, 작품 전체가 지닌 독창적인 스타일을 극명히 드러냈습니다. 폭력성과 미학, 그리고 블랙코미디적 유머가 공존하는 [올드보이]는 박찬욱 감독을 일약 세계 무대의 스포트라이트로 이끌었으며, 이를 계기로 ‘K-시네마’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관객뿐 아니라 해외 평.. 2025. 4. 2.
박쥐 (2009, 박찬욱): 뱀파이어 서사에 녹여낸 욕망과 죄책감의 미학 1. 병원 봉사에서 피를 나누는 존재로, 파격적 변신의 서막    영화 [박쥐]는 기존 한국 영화에서 흔히 다루지 않았던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성직자라는 독특한 설정과 결합함으로써 강렬한 첫인상을 남깁니다. 주인공 상현(송강호)은 인류를 구하려는 마음으로 위험한 백신 실험에 자원하지만, 그 결과 예상치 못한 능력—즉, 뱀파이어가 되어버립니다. 병원 봉사를 하던 성실한 신부에서 피를 갈망하는 초자연적 존재로 탈바꿈하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신앙과 인간성의 경계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질문하게 만듭니다. 특히 상현이 피를 나누게 되는 여러 장면들은, 단순한 공포나 혐오감을 조성하기보다는 그가 처한 상황의 애틋함과 고뇌를 한층 더 부각시키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박찬욱 감독은 이 파격적 소재를 다루면.. 2025. 4. 1.
미키17 (2025, 봉준호): 우주에서 펼쳐진 또 다른 기생충? 1. 에드워드 애슈턴 원작, 독특한 SF 설정의 매력    영화 [미키17]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Mickey7』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봉준호 감독이 [옥자]와 [설국열차] 이후 다시 한 번 SF 장르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원작은 복제인간 ‘미키’가 우주 탐사 과정에서 소모품처럼 취급되는 상황을 다루며,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러한 설정만 놓고 보면 단순 SF 어드벤처를 떠올리기 쉽지만, 봉준호 감독은 이미 장르 혼합과 깊이 있는 메시지 전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바 있기에, 이 작품에서도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사회풍자를 결합한 독자적 세계관을 선보입니다. 실제로 [설국열차]에서 계급 구조를 은유했고, [기생충]에서는 계층 갈등을 블랙코미디로 .. 2025. 3. 31.
올드보이 (2003, 박찬욱): 복수의 끝에서 발견한 인간의 본성 1. 뜻밖의 감금, 압축된 시간 속 파헤쳐지는 과거    영화 [올드보이]는 어느 비 오는 밤, 평범한 가장 오대수(최민식)가 갑작스레 납치되어 15년 동안 감금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문을 엽니다. 그가 갇힌 밀실은 호텔방처럼 꾸며져 있지만, 창문도 없고 바깥 세상과의 소통도 완전히 차단된 공간입니다. 오대수는 감금된 이유도 모른 채 TV 뉴스와 간단한 식사만이 주어지는 날들을 보내며, 점차 복수심을 불태우기 시작합니다. 이 긴 시간 동안 축적된 분노와 고통은 그가 탈출에 성공한 뒤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한편, 갑작스럽게 찾아온 자유만큼이나 오대수를 더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자신을 가둔 상대가 이미 복수극의 판을 치밀하게 깔아두었다는 사실입니다. ‘왜 하필 나를, 그리고 왜 15년이라는 시간.. 2025.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