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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15

살인의 추억 (2003, 봉준호): 시대를 뒤흔든 미스터리, 잊지 못할 여운 1. 실제 사건에 뿌리내린 충격: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영화 [살인의 추억]은 1980년대 후반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시작부터 강렬한 현실감을 선사합니다. 시골 논밭과 좁은 마을길이라는 한국적 풍경 한가운데서, 잇따른 여성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관객은 절로 긴장하게 되죠. 봉준호 감독은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만큼, 당시 경찰 수사의 문제점과 시대적 배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일반적인 수사물과 달리, 영화는 비장하게만 흐르지 않고 특유의 유머와 애매모호함을 교묘하게 섞어 넣어 관객을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들죠. “단서가 될 만한 게 없다”는 무력감과 “어떻게든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 사이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건을 추적하는 인물들.. 2025. 3. 26.
기생충 (2019, 봉준호): 층간격차와 블랙코미디의 완벽한 조합 1. 기생충의 시작: 가족이 마주한 새로운 세계   영화가 열리면 반지하에 사는 기택(송강호) 가족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아무리 문을 열어도 시원한 바람 대신 길고양이 냄새와 술 취한 사람의 소란만 들려오는 이 공간은, 가족들이 버티고 있는 사회의 가장 낮은 단면을 상징합니다. 기택의 아들 기우(최우식)는 친구로부터 부잣집 영어 과외 자리를 제안받고, 그 순간부터 가족에게는 어쩌면 인생을 뒤바꿀 수 있을지도 모를 작은 희망이 피어오릅니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유머는 극중 인물들의 처지를 웃프게 그려내면서도, 관객에게는 씁쓸함을 동시에 안깁니다. 전반부에는 이 가족이 얼마나 ‘새로운 세계’에 목말라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이 세계로 들어서기 위해 어떤 절차와 거짓말을 감수해야 하는지가 절묘하게 보여집니다... 2025. 3. 25.
괴물 (2006, 봉준호): 웃음 속에 숨겨진 냉혹한 사회 비판 1. 첫 등장부터 강렬한 한강 괴수의 임팩트  2006년,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인데요.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관객은 한강 변에 나타난 괴생명체의 압도적 위용에 압도됩니다. 익숙한 도시 풍경 한가운데에 등장한 그 거대한 괴물은 공포와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하며, 기존 괴수 영화와 달리 가족 중심 서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첫 장면에서 가족들이 평온하게 일상을 누리다가, 갑작스럽게 괴물에게 딸을 빼앗기는 장면은 보는 이를 충격에 빠뜨리죠. 무엇보다 화면에 잡히는 한강과 주변 환경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기에, 이 비일상적인 상황이 더욱 실감나고 긴장감을 배가시킵니다. 이렇듯 [괴물]은 초반부부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고정관념을.. 2025.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