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보았다2 김지운 영화세계: 감각적 스타일과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서사 1. 영상미로 승부하는 감독, 시각적 디테일의 힘 김지운 감독의 영화에는 언제나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들이 존재합니다. [장화, 홍련]에서 한옥과 전통 의상을 활용해 고전적 분위기를 극대화하거나, [밀정]에서 1920년대 경성의 골목과 기차 안을 세밀히 재현해낸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공간과 색감, 조명만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연출하는 점이 그만의 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조명 하나가 바뀌는 순간, 캐릭터의 심리 상태가 묵묵히 드러나고, 배경 곳곳에 배치된 소품은 관객들에게 단서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각적 디테일은 김지운 감독 영화가 단순한 장르영화를 넘어서, 미학적인 완성도까지 갖추게 만드는 중요한 축이 됩니다. 그 결과, 작품이 끝난 뒤에도.. 2025. 4. 8. 악마를 보았다 (2010, 김지운): 잔혹함을 넘어선 복수의 극단 1. 평범한 일상의 붕괴, 의도치 않은 마주침의 비극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가장 평범한 일상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참혹한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국정원 특수요원 수현(이병헌)의 약혼녀가 살인마 경철(최민식)에게 무참히 살해되면서, 그의 삶은 돌이킬 수 없는 복수극으로 치닫게 됩니다. 연쇄살인마의 잔혹한 범행 수법과, 결혼을 앞두고 행복하던 주인공이 빼앗기는 삶을 교차 편집함으로써, 영화는 초반부터 극단적인 충격과 애절함을 동시에 전합니다. 김지운 감독은 이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관객에게 “우리가 누리는 평범함이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더불어 범죄자와 피해 유족의 대립을 넘어, 살인마와 복수자가 ‘본능적 폭력’을 공유하는 어두운 테마로 확장시키며, 사건 자체가 단순한 .. 2025. 4.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