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홍련 (2003, 김지운): 한국 호러영화의 우아한 공포
1. 고전 설화의 재해석, 장화홍련전에서 영감을 얻다 [장화, 홍련]은 김지운 감독이 우리 전통 설화 ‘장화홍련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개봉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원작이 가진 비극적인 가족 서사를 바탕으로, 영화는 새로운 캐릭터와 섬세한 감각을 덧입혀 더욱 신비롭고 서늘한 공포를 만들어 냅니다. 초자연적 요소나 귀신이 등장하는 전통적 호러 문법을 따르면서도, 내면 트라우마와 가족 간의 갈등을 심리적으로 풀어낸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김지운 감독은 불필요한 잔혹 장면 대신, 한옥 특유의 구조와 소품들을 활용해 관객이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문이 살짝 열리고, 마루가 삐걱이며, 복도를 비추는 어둑한 조명이 등장인물들의 불안과 죄책감을 은밀히..
2025.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