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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2

연상호: 애니메이션부터 좀비 영화까지, 경계를 허무는 스토리텔러 1. 애니메이션 감독에서 실사영화까지, 독보적 필모그래피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과 [사이비](2013)를 통해 한국 애니 업계에서 파격적인 주제와 독보적인 작화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존의 가족·아동용 이미지를 벗어난 성인용 애니메이션으로, 폭력·사회부조리·종교적 위선 등 무거운 테마를 적나라하게 다루며 선명한 연출력을 선보였지요. 이 작품들은 평단의 호평과 함께 독립 예술영화계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연상호’라는 이름을 조금씩 알리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그런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2016)으로 실사영화에 도전했을 때, 많은 이들은 “애니메이션 감독이 실사 좀비영화를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국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 2025. 4. 10.
부산행 (연상호, 2016): 불편한 공포, 그리고 남겨진 희망 1. 열차가 출발하는 순간 이미 시작된 종말, 숨막히는 초반 전개     영화 [부산행]은 평범한 출근 풍경으로 시작되지만, 이내 버려진 도로 위에서 수상쩍은 사고가 벌어지면서 불길한 징후를 암시합니다. 주인공 석우(공유)와 어린 딸 수안(김수안)은 생일을 맞아 부산으로 떠나는 KTX에 오르지만, 열차 출발과 동시에 어긋난 재앙이 시작되죠. 누군가에게 물린 듯한 승객 한 명이 고통에 몸부림치다 순식간에 ‘좀비’로 변해 다른 승객들에게도 전염을 퍼뜨립니다. 좁고 폐쇄된 객실 안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확산되는 감염 사태는 긴장감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고, 관객은 열차와 함께 미지의 지옥으로 달려가는 기묘한 공포를 체감하게 됩니다. 연상호 감독은 이 과정에서 사운드와 카메라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제어해, 오히려 .. 2025.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