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2 부산행 (연상호, 2016): 불편한 공포, 그리고 남겨진 희망 1. 열차가 출발하는 순간 이미 시작된 종말, 숨막히는 초반 전개 영화 [부산행]은 평범한 출근 풍경으로 시작되지만, 이내 버려진 도로 위에서 수상쩍은 사고가 벌어지면서 불길한 징후를 암시합니다. 주인공 석우(공유)와 어린 딸 수안(김수안)은 생일을 맞아 부산으로 떠나는 KTX에 오르지만, 열차 출발과 동시에 어긋난 재앙이 시작되죠. 누군가에게 물린 듯한 승객 한 명이 고통에 몸부림치다 순식간에 ‘좀비’로 변해 다른 승객들에게도 전염을 퍼뜨립니다. 좁고 폐쇄된 객실 안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확산되는 감염 사태는 긴장감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고, 관객은 열차와 함께 미지의 지옥으로 달려가는 기묘한 공포를 체감하게 됩니다. 연상호 감독은 이 과정에서 사운드와 카메라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제어해, 오히려 .. 2025. 4. 9. 밀정 (2016, 김지운): 일제강점기, 조국을 뒤흔든 스파이 게임 1. 비밀조직 의열단과 조선총독부 경찰, 이중 첩자의 운명 영화 [밀정]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항일운동의 중심에 선 비밀조직 의열단과 이들을 추적하는 조선총독부 경찰 간의 치열한 숨바꼭질을 그립니다. 중심 인물인 이정출(송강호)은 조선인이지만 총독부 경찰로 일하고 있으며, 의열단을 교란하기 위한 이중 첩자의 역할을 맡게 됩니다. 스스로도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이정출의 모습은, 일제 치하에서 살아가는 조선인의 복잡한 심정을 대변하듯 그려집니다. 한편, 의열단의 핵심 우의석(공유)은 중요한 폭탄 운송 임무를 수행하면서, 누가 진짜 동지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독립운동을 완수하고자 하는 강인함을 잃지 않습니다. 영화는 이 두 캐릭터가 서로를 향해 끊임없이 의심과 신뢰를 교차시키는 .. 2025. 4. 8. 이전 1 다음